대목장날, 자전적 인생그림책, 그림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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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čas přidán 15. 01. 2024
  • 대목장날
    아버지! 배고픈데 어떻게 참으셨어요?
    글·그림 이명희
    아버지는 장 보러 길을 나섰습니다.
    콩, 깨, 고구마를 지게에 지고 읍내로 나섰습니다.
    논길에서 둠벙을 만났습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건넙니다.
    공동묘지를 지나고,
    성황당쪽은 높아 낮은 길로 갑니다.
    산길을 지나고
    강뚝도 지났습니다.
    대천장을 향하여 가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십리길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마엔 땀이 흐르고 콧잔등에는 땀방울이 맺혔습니다.
    몸은 힘들어도 명절 맞을 마음은 즐겁습니다.
    시끌벅적 대천 장터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되맥이 장사는 판자로 콩 한 말을 가늠하고,
    나머지는 자기가 가져갑니다.
    바꾼 돈으로 차례상에 올릴 조기랑 과일을 샀습니다.
    식구들 양말과 막내딸 꼬까신도 샀습니다.
    국밥집 앞 음식 냄새가 배고프게 해도 꾹 참고 돌아섭니다.
    돌아오는 길은 지게가 가볍습니다.
    지게에 매단 보따리가 달랑거리며 발길을 재촉합니다.
    이상하지요?
    집으로 가는 길은 왠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성황당길 넘어갈 때 다리가 힘들지만
    귀염둥이 얼굴 떠올리며 기운을 냅니다.
    이제는 허연머리 되어 보름달을 바라보며 옛 추억을 떠올립니다.
    #인생그림책, #기록, #그림은 기록이다, #개인아카이브, #그림책 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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