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in Art] 다 시점에서 바라본 사물의 본질을 탐구했던 폴 세잔 / YTN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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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čas přidán 7. 09. 2024
  •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사과 그림 하나로 근대회화에 큰 영향을 준 폴 세잔은 프랑스 출생으로 사물의 본질을 묘사하려고 끊임없이 탐구했던 화가인데요. 오늘 '사이언스 in art' 에서는 폴 세잔의 생애와 표현기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피카소가 폴 세잔을 존경했다라고 들었는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네, 파블로 피카소가 남긴 말이 있습니다. “나의 유일한 스승인 세잔은 모두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사실 대중들에게는 세잔보다는 피카소가 훨씬 잘 알려져 있는데요. 피카소가 살아생전에 세잔을 무척 존경하고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피카소는 그림을 조각조각 해체했다가 합친듯이 표현하곤 했는데요. 한 곳에서 바라본 모습이 아니라, 여러 시점에서 본 모습을 피카소 특유의 기법으로 표현한 게 바로 입체주의죠. 그 이전에 세잔의 다 시점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 시점이란, 여러 관점에서 바라본 시점을 이야기하는데요. 폴 세잔의 사과 그림이 유명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세잔이 그린 정물화에는 다 시점이 적용되어있기 때문인데요. 사물을 보이는 대로만 그린 게 아니라,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을 하나의 화폭에 담은 겁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세잔의 사과 그림이 특히 유명한데요. 세잔은 왜 다 시점으로 그림을 그린 걸까요?
    [인터뷰]
    작가들 마다 그림을 그릴 때, 회화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가 있을 텐데요. 세잔의 경우에는 사물을 그리는 것이 눈앞에 보이는 대로 사물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그 사물의 본질을 화폭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과를 예로 들면, 한 방향에서 바라본 사과는 한쪽 면밖에 안 보이겠죠.
    우리가 두 눈으로 사과를 바라볼 때랑 왼쪽 눈을 감고 바라볼 때, 오른쪽 눈을 감고 볼 때가 다 각각 다릅니다. 세잔은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사과의 모습을 하나의 화폭에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게 바로 사과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 시점을 평면에 한 번에 그려내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기존의 미술 기법 그러니까 원근법 같은 것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게 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물의 본질 그러니까 눈으로 본 것은 한쪽 방향만 보게 된 거니까 사물의 본질을 그리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그림을 그렸다. 정말 독창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폴 세잔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네, 폴 세잔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엑상프로방스에서 1839년에 태어났습니다. 일찍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어 화가의 길을 꿈꿨는데요, 아버지의 반대로 법학과에 입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작가의 꿈을 끝내 놓을 수가 없어서, 법학 공부를 멈추고 파리로 향하게 되는데요. 아카데미 쉬스에서 다양한 예술가들을 만나 교류하게 됩니다.
    세잔의 초기 작업들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활동하고 작업도 하게 됩니다. 1870년대에 인상주의 화가들과 교류하는데, 작업과 기법에 대해 논하기도 하고 함께 야외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영향을 받게 되거든요. 함께 전시도 했지만, 인상주의 사조에 100% 공감하지는 못했던 세잔은, 이후 기법이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특히 네덜란드 플랑드르의 미술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알려졌는데요, 플랑드르 출신 예술가로는 렘브란트 등이 있습니다. 1895년에는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요, 1900년대에는 세잔 특유의 화풍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세잔은 정물화 등을 그리면서 자연에도 관심이 많았는데요. 자연의 요소들을 세세하게 묘사하기보다는, 단순화시켜서 주로 표현했습니다. 1906년에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그다음 해인 1907년에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거든요. 이때 다음 세대의 젊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세잔의 작업들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방금 전 세잔이 인상주의 화가들을 만난 이후 기법이 달라졌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요. 어떻게 달라지게 됐을까요?
    [인터뷰]
    네, 인상주의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생긴 미술사조죠. 정형화된 사물의 형태를 그리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거부하고,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포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잔은 인상주의 화가들 중에서도 특히 카미유 피사로로부터 이론이나 기법에 대해서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함께 교류하면서 야외에 나가서 작업도 하고 친하게 지내지만, 한편으론 인상주의가 눈에 보이는 빛의 효과에만 너무 집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상주의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 건데요. 세잔은 그래도 회화의 본질은 형태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요. 특히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작품에 잘 드러나던 타입이었기 때문에, 기법이 점차 달라지게 됩니다. 진중권 교수는 저서에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인상주의가 모던라이프의 스냅사진을 지향했다면, 세잔은 순간적인 효과를 넘어 사물의 감춰진 본질을 포착하려 했다.”.
    [앵커]
    세잔을 한마디로 나타내는 단어를 본다면 '본질'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세잔의 대표작도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아무래도 세잔의 정물화가 가장 잘 알려져 있죠. 이 작품은 '사과와 오렌지가 있는 정물'입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소장 중인데요. 사과와 오렌지의 색감이 따스하고, 전체적으로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이 정물화는 사실 계속 보면 뭔가 이상하게 느껴질 텐데요. 실제 테이블 위에 사과와 오렌지가 같은 위치로 올라가 있다고 상상하고, 이 그림과 비교해본다면 어색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선 사과와 오렌지들이 위치가 다 다른데, 좀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나요? 피카소가 세잔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피카소의 그림에서도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다른 시점에서 본 모습들을 한 평면에 올려 그려놓은 느낌이고요.
    특히 테이블 위의 테이블보도 앞에서 본 모습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쏟아져 내리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사과와 오렌지, 테이블보와 물병까지 한 방향에서 본 모습이 아니라 전부 다른 시점에서 본 형태를 한데 모아놓은 겁니다. 어색할 수밖에 없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세잔은 사물을 눈에 보이는 대로 담는 것보다, 여러 시점에서 본 조각조각의 모습들을 머릿속으로 모아서 화폭에 한데 표현하는 게 바로 그 사물의 본질을 회화로써 그려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묘사하게 된 겁니다.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회화로 실현 시킨 겁니다.
    [앵커]
    네, 그야말로 세잔의 사과는 미술사의 시야를 넓혀놓은 그런 위대한 사과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다면 이런 정물화 외에 또 어떤 그림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세잔의 대표작 중에서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이라는 작품도 굉장히 잘 알려져있죠. 역시 오르세미술관에서 소장 중인데요. 세잔이 한때 루브르에서 작품을 따라 그리는 모사를 했을 때, 이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접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작가들이 이 주제로 작업했는데요, 세잔은 50세를 넘길 때까지도 크게 인지도가 높진 않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작업과 또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후 이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작업하기 시작하는데요. 두 명의 사람이 실내에서 마주 보고 앉아, 함께 카드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두운 배경으로 보아 밤 시간대로 보이는데요, 전체적으로 보이는 거친 붓 터치가 눈에 띕니다. 정적으로 앉아있는 자세지만, 물감의 거친 텍스쳐와 역동적인 붓질 때문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작품입니다.
    [앵커]
    네, 폴 세잔의 사과를 세상을 바꾼 사과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오늘 설명을 들어보니 왜 그렇게 불리는지 잘 알게 됐습니다. '사이언스 인 아트' 박수경 아트디렉터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폴세잔 #정물화 #미술 #뉴스 #정보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science.yt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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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entáře • 1

  • @ooooooooo-999
    @ooooooooo-999 Před 10 měsíci

    옥스퍼드 세계사 보고 온 사람?